분류 전체보기52 잘할 수 있을까 이왕 읽는 거 잘 읽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사교육비 절감도 어느정도 노렸다고나 할까. 독서지도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한달이 지났다. 합격한 뒤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찌될지 잘 그려보지 못한채, 그저 생각만 하고 있던 일을 저질러버렸다. 어찌하다보니 지도교사 입문과정 교육을 듣고있다. 내 아이를 가르치려면 어찌됐든 들어야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지도교사 등록이 되어버리니, 딱 내 아이 둘만 가르칠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꿈을 꾸게 되었다. 이왕 시작하는거, 제대로 된 독서지도사 교사 노릇을 해볼까. 내가 사는 이 부근 아파트에는 선생님이 없다는데 내가 한번 이 구역을 꽉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러다보면 아.. 2021. 6. 27. 내 마음 ㅅㅅㅎ 아이가 나에게 눈치보면서 말을 할때에는 초성글자를 사용해서 쪽지를 쓰곤 한다. '엄마, ㄱㅅ ㅁㅇㄷ ㄷㅇ?' '엄마, ㄱㅇ ㅎㄷㄷㅇ?' 간식이 먹고 싶고, 게임이 하고 싶은데 엄마 눈치를 살필때에는 꼭 저렇게 쪽지를 써서 손에 쥐어주고는 내 얼굴을 쳐다보며 기다린다. 처음엔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으나 이젠 우리 가족의 문화(?) 같은것이 되어버렸다. 상대의 기분을 살피면서 말을 건네고 싶을땐 저렇게 초성글자를 써서 남겨놓는..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이 책, 『내 마음 ㅅㅅㅎ』(김지영 그림책, 사계절)은 마치 내 아이의 들여다보듯 표지의 주인공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들며 'ㅅㅅㅎ'의 정체가 무엇인지 상상하게했다. " 'ㅅㅅㅎ'으로 이어지는 마음의 단어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평범한 하루에서 은은하게.. 2021. 5. 24. 도서관 방이 더 많은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개인 서재를 꼭 만들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집안 곳곳에 흩어져있는 책장과 책을 보면 책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 아이들에게는 큰 호응이 없던 책이었지만 나에게는 책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게 만들어 준 책이다. [도서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의 주인공이 표지에 등장하는 모습이 꽤나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수레에 책을 잔뜩 싣고, 뒤쪽에서 책이 떨어지는줄도 모른채 열심히 책을 읽으며 걷고 있다. 표지를 넘기는 순간 속표지에 펼쳐지는 책들로 가득한 책장의 모습. 내가 훗날 갖게 될 서재의 한쪽 벽 책장 모습이 저럴것이라 상상해본다. 속지의 첫 장에는 역시나 주인공이 책.. 2021. 5. 6. 너희가 웃으면 엄마도 행복해 내가 어린시절 나고 자란 곳은 예전엔 지도에도 잘 표시되지 않던 곳이다. 저녁뉴스에는 항상 '영동 산간지방'으로 표현되던 곳. 큰 도시에 별로 나가본 일이 없어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인지 조차도 몰랐던 어린시절의 나. 매일 마주하는 산과 바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에 감사함을 잘 느끼지는 못했지만 사랑했던것은 분명하다. 매일 하교길에 바다를 내려다보는 길을 걸으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당시에 느꼈던 고단함을 넓은 바다를 보며 이겨냈던 것 같다. 마음이 답답할 땐 종종 바다로 나섰던 기억이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보니, 흙과 바다와 맑은 공기가 있는 시골이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졌다. 깨닫지 못한 축복이었다. 첫째를 낳았을 때 친정에 가면 아기띠를 메고 바닷가.. 2021. 5. 4. 깊은 밤 필통 안에서 문구 덕후까지는 아니지만 문구류를 꽤나 좋아한다.연필, 펜, 볼펜, 지우개 등등 맘에 드는것을 발견하면 약간의 사재기를 일삼던 병(?)이 있었다.결혼 후에 남편보기 부끄러워 많이 자제한다고는 했는데, 아직도 내 화장대 깊숙한 곳과 가방 곳곳에는 모아둔 문구류들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다. 딸이 나의 성향을 약간은 닮았는지, 아니면 또래 여자친구들과의 문화가 시작되어 그런것인지 예쁜 문구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쇼핑몰에가도 문구코너가 있으면 꼭 한참을 서서 아이쇼핑을 즐긴다. 나처럼. 어느 초등학생 여자 아이의 필통에 모여사는 연필들이 등장하는 이야기.학교 공부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쓸 얘기도 없는 일기는 매일 써야하고,주인의 글씨는 삐뚤빼둘..... 그래서 연필들도 힘들단다! 이미 뒷 표지에서 .. 2021. 4. 30. 책 먹는 여우 책을 너무 좋아해서 책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는 여우아저씨의 이야기. 자신만의 맛있게 책 먹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매력적이다. 책을 좋아해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 더이상 먹을 책이 없고 아저씨는 너무 배가 고팠다. 그러던 그가 눈여겨보았던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도서관에서 몰래 책을 훔쳐 먹으며 행복하던 여우 아저씨. 꼬리가 너무 길었다. 결국 책을 훔쳐먹은 사실이 들통나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감옥에 갇혀있다는 사실보다는 더 이상 책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슬픈 여우 아저씨. 어느 날 그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종이와 연필을 얻어 밤낮없이 글을 써 책을 만들어 자신이 먹는 것. 여우 아저씨가 쓴 글을 보게 된 교도관은 먹어치우기엔 너무 아깝다.. 2021. 4. 28.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올해 3월 발행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도서관 신착코너에 있던 책을 제목만 보고 덥석 들어 집에 빌려왔다. 정문정 작가는 베스트 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으로 유명하다. 제목만으로도 너무 익숙한 그 책을 나는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가볍게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그러다 중간중간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고 멈칫,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 종종 왔다. 나와 너무도 닮은 그 상황, 그 순간의 감정. '아, 나도 그랬었지' 하는 공감의 순간들이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진다. 가성비만을 기준으로 하는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당장 적은 돈이나마 빨리 버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게 된다. 이런 압박감을 느끼며 자란 아이들은 무언가를 원할 때 과한 죄책감을.. 2021. 4. 27. 나도 편식할 거야 '앤'과 '삐삐'에 이어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게 된 책.캐나다와 스웨덴에 각각 '앤'과 '삐삐'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정'이가 있다. 이 책은 나만큼이나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서 거짓말 보태 수십번은 읽어 우리집 잠자리 독서의 2년 연속 베스트셀러였다. 뒷표지를 보면 제목이 왜 '나도 편식할 거야' 인지 짐작이 간다.아무거나 잘 먹어서 사랑받는 주인공.그런데 엄마가 맛있는 음식은 편식쟁이 오빠에게만 준다. 작가 소개에서 이미 팬이 되어 버렸다.이처럼 간결하고 솔직담백한 작가 소개라니.'그래서 [나도 편식할 거야]를 완성한 다음, 무척 행복했어요' 라는 말이 너무 가슴 따뜻하게 느껴진다. 된장찌개를 밥에 비벼먹는 감성.아, 이 문장이 첫 문장이라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나. '아무거나 잘 먹어서 사랑받는다.. 2021. 4. 26. 개똥할멈과 고루고루 밥 얼마전 일곱 살 둘째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는 나뭇가지처럼 생긴 반찬이 맛있더라." 나뭇가지? 나뭇가지처럼 생긴 반찬이 뭐지? 잠시 생각해보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 현준이는 고사리나물 반찬이 맛있었구나." 최근 입맛도없고 반찬하기 귀찮을때 나물 이것저것 조금씩 넣고 계란후라이 넣고 들기름 넣어서 쓱쓱 비빈 밥으로 저녁을 종종 떼우곤했다. 우리 아이들은 채소를 잘 먹는 편이어서 간만 잘 맞춰주면 이렇게만 줘도 잘 먹곤 한다. 가끔씩은 잠자리 독서시간에 이 책을 보고나선 다음날 아침식사로 고루고루 밥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 맛깔나보이는 비빔밥을 냠냠 먹는 개똥할멈과 동물 친구들. 나도 비빔밥을 매우 좋아한다. 혼자 먹어도 맛있고 둘, 셋이 같이 먹어도 맛있지, 그럼그럼. 여럿이 같이 먹을땐 커다란 양.. 2021. 4. 21.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 긴 말이 필요치 않은 책. 그림과 단 몇 마디의 짧은 글만으로도 커다란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기게 해주는 책.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 파랑과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 책에는 '파랑'에 중의적 의미가 있다. 또 어떠한 물건이 주는 메시지도 있는데, 그림을 따라가며 발견하게되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파랑에 대한 내용들은 한 소년과 반려동물의 시간의 흐름 순으로 펼쳐진다. 아기였던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시간. 그 시간속에 반려동물 '파랑'과 파란색의 추억들이 밝게 환하게, 혹은 짙게, 어둡고 쓸쓸하게 그려진다. 감동에는 여러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여실히 또 한번 깨닫는다. 나에게는 이 파랑의 순간들이 언제였었나 되돌아본다. 찰나와도 같지만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아름답고도 슬픈 순간들... 2021. 4. 20.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