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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7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올해 3월 발행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도서관 신착코너에 있던 책을 제목만 보고 덥석 들어 집에 빌려왔다. 정문정 작가는 베스트 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으로 유명하다. 제목만으로도 너무 익숙한 그 책을 나는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가볍게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그러다 중간중간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고 멈칫,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 종종 왔다. 나와 너무도 닮은 그 상황, 그 순간의 감정. '아, 나도 그랬었지' 하는 공감의 순간들이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진다. 가성비만을 기준으로 하는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당장 적은 돈이나마 빨리 버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게 된다. 이런 압박감을 느끼며 자란 아이들은 무언가를 원할 때 과한 죄책감을.. 2021. 4. 27.
더 저널리스트 ㅡ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라는 이름 말고 내가 그의 작품과 그의 관해서 아는것은 무엇이 있나.... 생각해보니, 없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등 유명 작품의 제목은 숱하게 들어왔지만 정작 한권도 완독해본적은 없다. 헤밍웨이가 기자로서 북미와 유럽을 누비며 활약하고 특파원 자격으로 유럽의 전쟁과 사회상을 보도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이 책은 헤밍웨이의 저널리즘 작품만 선별해 국내에 소개하는 첫 시도다' ㅡ 엮고 옮긴이 김영진 설명대로 이 책은 헤밍웨이의 짧막한 (기자로서 쓴) 글들이 담겨져있다. 그가 전쟁터를 직접 누비면서 경험한 일들을 토대로 인간과 전쟁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그가 전쟁터에서 직접 찍은 전사자들의 충격적인 사진 몇 장이 실려져있다.. 2021. 3. 16.
쉬었다 가도 괜찮습니다 [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ㅡ 백승영 우리 인생은 곡선입니다.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기도 하고, 난관에 부딪히면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가다가 마음이 변해서 다른 길을 가기도 하고, 가다가 쉬기도 하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삶이요 인생입니다. 목표를 이리저리 달리 설정해 보기도 하고, 목표를 추구하는 방식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험해 보기도 하고, 혼자 힘으로 어려우면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지치면 원기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합니다. 인생을 이렇게 곡선으로 받아들이면 '실패'나 '패배'라는 단어가 떠올려지는 순간이 와도, '아니지, 잠시 쉬었다가 가는거지. 기운을 차린 후에 다시 또 걸어가면 되지'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 2021. 2. 14.
어른의 그림책 1. 매월 첫째주 목요일.지역 공동체 모임의 정모일, 그림책 함께 읽는 날. 오늘의 그림책 낭독자 겸 진행자는 나였다. 내가 선정한 책은 '대추 한알'과 '부엉이와 보름달' 책을 선정하고 보니,작가가 시인이라는 점, 책 표지의 그림에 아빠와 자녀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는 점이 같았다. '대추 한 알'은 장석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에 멋진 시골풍경의 그림이 어우러진 책이다. 대추 한 알에서 우주를 읽어내는 시인의 시선.저 시를 읽으며 나는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나의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본다.그래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우주를 품고 있구나.기쁜날도, 슬픈날도, 힘든날도 있겠지만 그것은 모두 그저 '그냥' 일어나는 일일 뿐.묵묵히 견디고 이겨내다 보면 언젠가는 멋지고 .. 2020. 11. 5.
페스트 - 알베르 카뮈 무려 한달하고도 열흘이 걸렸다. 올해가 가기전에 꼭 완독하리라 다짐했던 약속은 지켰다. 나는 이 소설을 왜 읽으려 했을까. 무얼 기대했던 것일까. 지금의 우리 시대상황과 맞물려 굉장히 흥미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940년대 프랑스의 오랑 시에서 벌어진 일들을 의사 베르나르 리유가 서술한 글이다. 서술자가 마치 그 자신이 아닌듯 하였지만, 리유가 아니고서는 느끼지 못했을 감정들, 그가 아니고서는 알수 없었을 사실들로 인해 서술자의 정체가 암시되고, 결국 말미에서 정체가 밝혀진다. 내가 처한 상황과 다른 시대,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인물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 인해 몰입도 어려웠다. 쥐가 죽어나가고, 그 뒤에 벌어지는 인간들의 집.. 2020. 10. 30.
[스토너] ㅡ 존 윌리엄스 이 말이 사실이었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까.오늘 하룻밤동안 이 책에 대해 다 말할수는 없다.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얘기하고 내 복잡한 머릿속도 정리하고 싶다. 천천히. 마지막에 스토너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나는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무엇을 기대했나.사랑과 명예, 그에 뒤따르는 행복...? 그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던 것은 아내도 딸도 친구도 아닌,그가 쓴 유일한 그의 책이었다. 그의 작은 일부였던 빨간 표지의 책.마지막 힘을 다해 손의 촉감으로 그 책을 만지면서 그는 고요하고 평안하게 그의 시간을 마무리짓는다. 그는 외롭고 고독했을까?아니. 오히려 그렇게 온전히 혼자보낼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2020. 9. 10.
<죽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2020.8.12.~23.) 지난 한달여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은 . 그 압도적 서사에 체력이 다해 이어서 읽을 책은 좀 가벼운 것으로 선택했다. 거의 십여년 넘게 손에 들지 않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그의 책 를 후딱 읽고 이번엔 을 읽어보았다. 읽고 난 소감은.. 글쎄 뭐랄까. 작가의 여전한 상상력에는 감탄하지만 나에게는 딱 거기까지. 감탄을 넘어선 감동까지는 얻지 못한다. 주인공의 죽음과 관련된 범죄 스릴러인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가면서 갑자기 장르가 변경되어 당황스러웠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는 알겠으나 후반부에 갑자기 맥이 풀려버린것은 어쩔 수 없다. 영매인 루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렇게 기도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 2020.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