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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의 길고 긴 사춘기 인생에 정답이 없다지만 그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나보다. 살다보면 내 인생 어딘가즈음에서는 정답을 찾을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는 나를 깨닫는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나보다 좋아보이는 타인의 삶이 부러운 것은. 나는 아직도 정답의 실마리를 찾지못해 혼란한데, 저 사람들은 어떤 과거를 살아왔길래 저런 인생이 가능한것일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나의 시든 화분같은 삶은 버리지도 못하고 살리지도 못한채 그냥 시간을 버티고있다. 원망과 후회가 아무 소용 없다는것은 머리로만 안다. 나의 꽃을 피워본적이 있던가. 나는 어딘가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상을 어디서부터 꿈꿔왔으며 왜 언전가는 내것이 될것처럼 바라고있나. 행동하고있나. 무엇을 해야할지 알아야하는게 먼저인가. 2020. 12. 30.
2주간의 시간동안, 그냥 되는대로 막 지냈다. 하고싶은거 하고 하기싫은거 안하고. 정신차려보니 벌써 연말이 다가온다. 계속 무언가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은 올해에도 지울 수 없었다. 차근차근 생각하다보면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직은 답을 못찾았다. 인생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여기며 조급해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그래도 좀 조바심이 난다. 너무 어렸고 엄마가 생의 고비를 버티는 시간을 함께했고 청춘의 고민따윈 없이 부랴부랴 취업을 했고 또 미래에 대한 고민없이, 엄마의 바람대로 나에게는 이른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낳았고.. 그렇게 정신없는 20대를 지나 30대도 어느덧 후반전에 접어든지 꽤 되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던 시간이 내겐 없었고 앞으로도 그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든 그렇듯 하고 싶은일을 다 하고 살수는.. 2020. 12. 24.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우리 공동체 이번달 그림책모임의 두번째 책.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ㅡ 가브리엘레 클리마 글, 자코모 아그넬로 모디카 그림, 그린북 아이의 마음 안에는 사자가 있단다. 뒷표지에는, 다른이들의 마음 속에는 누가 살고있는지 묻는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답니다. 똑같은 아이는 하나도 없어요." 첫 페이지에 의미심장하게 아무 그림도 없이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저 세 줄의 글은 그동안 육아서에서 참 많이 읽어왔던 내용이다. 모든 아이는 다르다. 그림체가 너무 사랑스럽다. 저 따뜻한 그림들 안에 많은 아이들이 담겨있다. 고양이 같은 아이, 물고기 같은 아이, 파리 같은 아이. 토끼, 거북, 사자, 원숭이, 나비, 도마뱀, 두더지, 곰, 뱀장어, 고슴도치, .. 2020. 12. 5.
[돌 씹어 먹는 아이] 계획대로라면, 오늘 오전 그림책 모임에 참여하고 있을 터였다. 어제 그림책 모임을 했을 터였다. (집콕나날이 늘어가니, 날짜 가는줄도 모르네 ㅠ)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오프라인 모임은 결국 취소되었다. 이번에 같이 나눌 두 권의 책을 진행자께서 미리 올려주신 덕에도서관에서 빌려와 먼저 읽어보았다.그 중의 한 권인 [돌 씹어 먹는 아이] ㅡ 송미경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문학동네 주인공은 돌(먹는것)을 너무나 사랑한다. 돌은 그에게 즐거움과 행복, 위로를 준다.걱정도 있다.밥보다 돌이 좋은 주인공은 '이러다 내가 돌이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던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쳐온다.더이상 먹을 돌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그는 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자신이 돌을.. 2020. 12. 4.
운동도 잘 안하는데, 왜 입맛은 여전한거지?? 요즘 우리집 최애간식 붕어빵. 예전에는 겨울철만 되면 흔하게 볼수 있었던 길거리표 간식이었는데 이제는 어디있는지 굳이 찾아가서 사먹게되진 않는다. 몇봉지씩 사서 냉동실 가득 채워뒀다가 아이들이 먹고싶다할때 에어프라이어에 후딱 돌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꿀맛. 그와중에 다른맛은 별로라며 팥맛만 고집하는 딸래미, 너는 은근 미식가 느낌이다. 나도 같이 한 개, 두 개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정신줄 놓고 한봉지 다 먹고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 먹고 운동하믄 되지 뭐, 하고는 운동에 대한 기억도 같이 소화시켜버리곤 한다. 요즌 같은때에 먹는 낙이라도 있어야지 어쩔거야, 하고는 남편이 사온 옛날통닭 두마리에 엄마가 보내주신 맛김치에 한병에 6천원!!!이나 하는 막걸리를 또 맛있게 먹었다... 2020. 12. 2.
도서관 산책자 몇년 전, 우연히 알게된 책. 제목에 너무 끌려 읽어보았는데 내용은 나에겐 그냥 평범했던 기억이다. 도서관 산책자. 작년까지의 내가 그랬지. 아이들 등원 시켜놓고 대충 집안정리하고 괜히 예쁘게 몸단장하고 도서관 가서 책냄새 맡으며 몇시간씩 책보며 앉아있다가 배고파지면 도서관 앞 우동집에서 김밥한줄에 우동한그릇. 체력이나 시간이 허락하면 돌아오는길엔 마트에 들러 가족들 저녁밥상에 올릴 반찬거리들 사서 오늘 하루 자알~ 살았다, 라는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었지. 그게 내가 하루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온전한 나의 즐거움으로 사는 행복한 생활이었는데. 누리지 못한지 일년이 다되어간다. 그때는 그것이 나의 소소한 행복이라 여겼는데 지금은 그것이 전혀 소소한일이 될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립다. 도서관이. 도서관 산.. 2020. 12. 1.
크리스틴의 애플파이 그리고 고든 램지 https://youtu.be/BGZgs0nTZ-c 어느날 우연히 보았던 유튜브 영상이다. 유명 요리사인 고든램지가 심사하는 역할로 나오는 요리경연 프로그램인듯 하다. 사과파이를 들고 긴장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크리스틴은 시각장애인. 그녀는 자신이 만든 음식이 제대로 익었는지도 확신하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것은 쓰레기일것이며, 아마 오늘 탈락할지도 모른다고 예단하는 그녀이다. 고든은 먼저 묻는다. 그녀가 어떠한지를. 그녀가 처했던 상황을 상기시키며 힘들었던 상황속에서 나온 결과물을 어떻게 예상할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쓰레기일 것 같아요." 대답하는 크리스틴에게 고든은 말한다. "시각적으로 아주 훌륭해. 멋지게 바삭해보이고 가장자리는 어두운 갈색이야. 설탕이 제대로 녹아서 반죽을 반짝이게 하고 프랭크의.. 2020. 11. 29.
엄마의 삶은 위로받고 있는가 6살 둘째아이의 종알거림을 하루 종일 듣게된지 겨우 이틀째인데, 벌써부터 멘탈이 흔들리고 있다. 저녁식사 이후로는 더욱 참을 수 없어 하루에 두 권이나 읽어치운 육아서는 소용도 없게 되어버린다. 9시. 10시. 10시 반. 이제 그만 잘 준비해라~ 이제 얼른 자라. 좋은말로 할때 빨리 자라!! 11시가 다 되어가는 이제서야 아이들이 눈치껏 자리에 눕는다. 이제 곧 엄마 입에서 쌍욕이 나올거라는걸 예상하는게지. 이 시간, 무엇으로 나의 짜증난 심사를 달래줄 것인가. 디카페인 커피는 똑 떨어졌고, 남편하고의 술 한잔은 오늘 전혀 내키질 않는다. 책을 읽자니 부글거리는 속에 치여 어떤 책을 골라야할지 속이 더 복잡하다. 이 와중에 저녀석들은 뭐가 그리 소곤소곤 즐거운지. 이렇게 혼자 마음을 뱉어놓는 일기쓰기로.. 2020. 11. 27.
엄마 사심 가득한 아이 책 구매 학교를 다녀온 아이가 말했다."엄마, 선생님이 오늘 '빨강머리 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엄청 재밌었어. 나 그 책 읽어보고 싶어.""그으래?"마음이 두근두근했다. 와 드디어 내 딸과 빨강머리 앤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는건가. 수많은 버전들이 있지만 이왕이면 완역본으로 읽게하고 싶었다.그러던 차에 자주가는 맘카페 공구알람에 '네버랜드 클래식' 공구 일정이 뜨고!!아, 이것은 이 책을 사라는 뜻이구나, 결정짓고 공구 당일 부리나케 최대 카드 할부로 질러버렸다. 너무 아름답지 않냐며 책정리 한 후 사진을 남편에게 보내줬더니 말없이 웃는다. 빨강머리 앤 시리즈를 먼저 꺼내본다.아, 여기는 '빨간 머리 앤' 이라고 되어있구나.표지가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것이 마음에 든다. 삽화도 클래식한 .. 2020. 11. 26.
지난 나흘간의 간단일기 #김장 지난 금요일 저녁, 친정으로 출발. 토요일 오전, 아이들과 배추와 무를 뽑아왔다. 쪽파도 뽑고, 갓도 베어오고. 배추 절이고, 재료들 손질하니 하루가 다 갔네. 열심히 일한뒤에 시켜먹는 짜장면과 탕수육은 꿀맛! 일요일은 양념 버무리기. 굴도 씻고 수육도 삶고, 맛있게 버무린 김치에 막걸리까지 같이 먹으면 이맛에 김장한다는 소리가 또 나온다. 월요일 아침. 점심까지 든든히 먹고 우리몫의 김치통 단단히 챙겨서 집으로 컴백. 오자마자 다현이 생일상 차려서 저녁먹고 일찌감치 눕는다.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3박4일이다. 그나마 최근 운동좀 했다고 작년보다 몸이 덜 아프다. #다시 시작된 가정보육 아이가 학교를 못가게되었다. 당분간 격일등교다. 둘째도 덩달아 어린이집 쉰단다. 와... 지난 봄과 여름의 힘들.. 2020.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