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2

오늘도 뉴스를 보며 토론을 저녁시간. 남편과 회 한접시를 사서 소주를 곁들인다. 뉴스를 보면서. 온갖 비리와 폭력으로 얼룩진 뉴스의 내용들은 자연스레 남편과 나를 토론의 장으로 이끈다. 대화의 끝엔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즈음엔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을것인가 ㅡ가 제일 큰 화두로 떠오른다. 더 나은 세상이 올까. 좋은 세상의 기준이 무엇일까. 누군가는 집값이 오른것이 좋을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오른 집값이 상실감과 박탈감으로 이어질텐데. 누군가는 신도시 건설 예정지인 땅을 미리 살수 있어서 좋았을테고, 누군가는 그런 비리들을 보며 분노할텐데. 자본주의 시대는 저물지 않을것이고 양극화는 더 심해질텐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삶의 자세를 가르쳐야할 것인가. 현실적 사고를 지닌 남편과 이상적 사고를 지닌 .. 2021. 3. 12.
책 한권에 관한 짧지만 오래된 기억 유년시절의 기억은 거의 남아있는것이 없다. 아주 단편적인것 몇가지만이 강렬하게 남아있을 뿐. 초등학교2학년, 내 기억속의 할아버지 담임 선생님(실은 할아버지가 아니셨겠지만)은아이들이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받아쓰기가 틀리면본인이 직접 만드신 납작한 회초리로 발바닥을 때리셨다. 발바닥 자극이 건강에 좋다며, 겁에 질린 아이들 얼굴이 귀엽다는듯 웃으시며 가볍게 찰싹찰싹.그리고 기억나는 또다른 한 장면,칠판에 커다랗게 써주셨던 한 외국 작가의 이름. '피에르 쌍소'. 아마 그 당시에 선생님이 좋아하셨던 작가이었던가,무슨 말씀을 하시며 그 이름을 써주셨던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대학교에 입학한 첫 해, 교내서점 구석진 곳 어느 책장에서 눈에 띄던 이름 '피에르 쌍소'.9살때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르면서 잘 알지도.. 2021. 3. 11.
쉬고싶을 땐 손뜨개를 논문 같은 에세이를, 아니 에세이 같은 논문 책을 한 권 끝냈다.제목만으로는 너무나 따스한 내용들일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그 책.[사람, 장소, 환대] ㅡ 김현경 / 문학과지성사 으아 머리가 터질것 같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뒤르켐, 한나 아렌트, 칸트, 발터 벤야민등등사람과 인간의 차이, 정신과 영혼의 차이,절대적 환대, 인간의 인정욕구, place에 따른 인간의 정체성과 자아등등등 점심도 잊은채 열심히 달려 완독하고나니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고, 다시 학원엘 가고그 틈을 타 부랴부랴 밥 한술 때려넣고는한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뜨개실을 꺼냈다. 구매한지 해를 넘긴 작은 가방 패키지를 꺼내부지런히 뜨기 시작했다.꼬박 다섯시간은 걸린것 같다.굵은 7호 바늘로 숭덩숭덩.오랜만에 코바늘을 잡아서인지 손땀도 예.. 2021. 3. 10.
열심히 읽겠다는 다짐의 글 잠이 오지않던 며칠 전 밤, 머릿속을 정리해보고자 다이어리를 꺼내들고 써내려가보았다. 나에게 넘치는 것, 부족한 것. (오소희 작가님의 '엄마의 20년'에 나온대로) 내가 해야할 것, 하고싶은 것, 하기 싫은 것. 넘치는것에 비해 부족한 것은 많다 여기고 해야할 것은 단순하다. 아이들 돌봐주기 집안일 하기. 의외였던것은 내가 하고싶은 것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 하기싫은것도 주방일 말고는 뭐 그닥.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때맞춰 나오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읽고싶던 책들을 옆에 쌓아놓고 읽는 것. 이것외에는 크게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곳도 없다. 그저 매 시간 나의 하루들이 외부의 자극없이 평안했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않을 나를 기대하기 힘듦으로 일부러라도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고싶다 생각한다. 절.. 2021. 3. 9.
매일 경제신문 읽기 몇년째 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있다.차곡차곡 모아놨다가 삼겹살 구워먹을때 주방에 깔면 참 요긴하다. 그동안은 아예 펼쳐보지도 않은 새것으로 쌓아둘때도 많았고, 보더라도 대충 제목만 훑고 덮어버리는 날들이 많았다.올해부터는 종이와 구독비를 낭비하지 않기위해 열심히 읽어보기로 했다. 하루에 평균 열꼭지씩 노트에 기사의 제목을 적는다. 적다보면 이건 읽어봐야겠다, 싶은 기사도 있어 열심히 읽는다.읽다보면 모르는 용어들이 종종 나온다. 그럴땐 인터넷 검색으로 이해하며 노트에 메모해둔다.기사내용이 좋은것은 전체필사를 하기도 하는데, 양이 너무 많은것은 신문을 오려 붙여둔다. 노트 정리가 익숙해졌다 여겼을때쯤, 역시 그동안 사놓기만 했었던 경제도서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예전엔 눈에 들어오지 않아 책장을 넘기기가 너무 .. 2021. 2. 22.
비판 & 비난 비판 1.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 2. 사물을 분석하여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기초를 밝히는 일. 비난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누군가 나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했을때 혹은 내가 좋아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나타낼 때 나는 왜 그리 어른스럽지 못하고 가슴이 두방망이질 뛰면서 금세 흥분하고는 했던것일까. 그가 하는 것이 비판하는 것인지 비난하는 것인지 구분도 하지 않고 그저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것일까. 비난은 쉽지만 비판은 어렵다. 나는 비판한다 여기지만 실상은 그것이 비난에 그치는 것일수도 있다. 비판을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2021.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