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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새롭게

쉬고싶을 땐 손뜨개를

by 케롤린 2021. 3. 10.

논문 같은 에세이를, 아니 에세이 같은 논문 책을 한 권 끝냈다.

제목만으로는 너무나 따스한 내용들일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그 책.

[사람, 장소, 환대] ㅡ 김현경 / 문학과지성사

 

으아 머리가 터질것 같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뒤르켐, 한나 아렌트, 칸트, 발터 벤야민

등등

사람과 인간의 차이, 정신과 영혼의 차이,

절대적 환대, 인간의 인정욕구, place에 따른 인간의 정체성과 자아

등등등

 

 

점심도 잊은채 열심히 달려 완독하고나니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고, 다시 학원엘 가고

그 틈을 타 부랴부랴 밥 한술 때려넣고는

한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뜨개실을 꺼냈다.

 

구매한지 해를 넘긴 작은 가방 패키지를 꺼내

부지런히 뜨기 시작했다.

꼬박 다섯시간은 걸린것 같다.

굵은 7호 바늘로 숭덩숭덩.

오랜만에 코바늘을 잡아서인지 손땀도 예쁘지않고

오늘안에 빨리 완성하고 싶은 욕심에 손에 모터달고 열심히 떴다.

 

 

 

완성.

'미소 라탄 숄더 백' (뜨개작가 김수산나, 리네아 패키지)

사진은 언제쯤 손으로 찍을 수 있을까....

그래도 비싼 부자재덕에 엉망진창 손땀이 조금은 가려지는듯 하다.

 

며칠동안 책의 어려운 내용에 시달렸던 머리가 좀 가뿐해졌다.

손도 바쁘고 눈도 피곤하지만 뜨개를 할 때 만큼은 최대한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덕에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에는 딱이다.

 

오늘 하루 참 열심히 살았다.

 

가방은 언제 들고 외출할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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