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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내가 좋아하는. 완연한 가을이다. 이러다 금방 겨울이 오겠지. #책 '스토너'를 읽은 이후로 한동안 다른 책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여운이 너무 컸던 탓일까. 그 책의 문장들, 주인공과 조연들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여러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으나 그 모든것은 결국 '삶'에 대한 정체성의 고민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의 삶 속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누구라도 들었을때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멋진 직업을 갖고 싶고,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경제적 능력도 갖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 것인지,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것인지 아직 스스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과 내내 함께하고 있는 생활에 대한 핑계도 있다. 한창 손이 많이 가는 8살, 6살 남매를 두고 혼.. 2020. 10. 10.
[스토너] ㅡ 존 윌리엄스 이 말이 사실이었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까.오늘 하룻밤동안 이 책에 대해 다 말할수는 없다.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얘기하고 내 복잡한 머릿속도 정리하고 싶다. 천천히. 마지막에 스토너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나는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무엇을 기대했나.사랑과 명예, 그에 뒤따르는 행복...? 그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던 것은 아내도 딸도 친구도 아닌,그가 쓴 유일한 그의 책이었다. 그의 작은 일부였던 빨간 표지의 책.마지막 힘을 다해 손의 촉감으로 그 책을 만지면서 그는 고요하고 평안하게 그의 시간을 마무리짓는다. 그는 외롭고 고독했을까?아니. 오히려 그렇게 온전히 혼자보낼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2020. 9. 10.
<죽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2020.8.12.~23.) 지난 한달여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은 . 그 압도적 서사에 체력이 다해 이어서 읽을 책은 좀 가벼운 것으로 선택했다. 거의 십여년 넘게 손에 들지 않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그의 책 를 후딱 읽고 이번엔 을 읽어보았다. 읽고 난 소감은.. 글쎄 뭐랄까. 작가의 여전한 상상력에는 감탄하지만 나에게는 딱 거기까지. 감탄을 넘어선 감동까지는 얻지 못한다. 주인공의 죽음과 관련된 범죄 스릴러인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가면서 갑자기 장르가 변경되어 당황스러웠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는 알겠으나 후반부에 갑자기 맥이 풀려버린것은 어쩔 수 없다. 영매인 루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렇게 기도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 2020. 8. 23.
기록의 쓸모 일기쓰기를 일주일 이상 지속했던 적이 있었던가? 없다. 책을 읽고 남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했던 적은? 일년에 두 번 정도. 그러니, 하는 일 없이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것만 같고 아무리 읽어도 남는게 없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엄마라 쓰고 '돌봄노동자'라 읽는 존재로 살게 된지 5년여가 되던 즈음, 육아서 읽는 것에 지쳐 나를 위한 독서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더랬다. 어린시절 이후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독서의 즐거움. 삼십대 중반에 다시 얻은 그 즐거움은 지적 갈증으로 이어졌다. 새삼 깨닫게 되는 나의 무지와 세상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가고 싶은 지적 욕망. 책을 다시 손에 잡은지 3년. 100여권을 넘게 읽었으나 막상 내가 제대로 읽었다 여길 수 있는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들, 머릿.. 2020.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