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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새롭게

기록의 쓸모

by 케롤린 2020. 8. 22.

일기쓰기를 일주일 이상 지속했던 적이 있었던가?

없다.

책을 읽고 남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했던 적은?

일년에 두 번 정도.

 

그러니, 하는 일 없이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것만 같고

아무리 읽어도 남는게 없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엄마라 쓰고 '돌봄노동자'라 읽는 존재로 살게 된지 5년여가 되던 즈음,

육아서 읽는 것에 지쳐 나를 위한 독서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더랬다.

어린시절 이후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독서의 즐거움.

삼십대 중반에 다시 얻은 그 즐거움은 지적 갈증으로 이어졌다. 새삼 깨닫게 되는 나의 무지와 세상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가고 싶은 지적 욕망.

 

책을 다시 손에 잡은지 3년.

100여권을 넘게 읽었으나 막상 내가 제대로 읽었다 여길 수 있는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들, 머릿속에 떠오르던 의문들, 생각들을 진작에 좀 남겨두면 좋았을걸.

노트에 들쑥날쑥 적어놓은 책의 구절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낀다.

이제와서야 깨닫게 된 기록의 쓸모.

앞으로 몇십년은 더 남았을 나의 독서인생에 지금이라도 절대 늦은것이 아니라고 여기며,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꾸준히 독서 기록을 남겨보리라 입술을 질끈 물어본다.

 

읽는 즐거움에 이어, 쓰는 즐거움을 찾는 행운이

나에게도 찾아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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