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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새롭게

2월 초의 기록

by 케롤린 2021. 2. 11.

# 커피, 차, 뱅쇼

겨우내 나의 소소한 힐링이 되어주었던 커피.

단골 쇼핑몰에서 시키는 블렌딩 커피ㅡ 제이샷,폴,어썸ㅡ들과 케냐AA, 예가체프.

더불어 빈플러스 그라인더와 모카포트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네스프레소는 중고로 팔아야하는걸까.....

 

커피를 갈아 향기를 맡고, 내리는 즐거움이 좀 식어간다 느낄때쯤

오설록 가향차를 먹어보았다.

와 이것 또한 신세계.

녹차와 홍차는 마시고나면 이상하게도 종종 두통이 바로 올라오곤 했는데,

이번에 먹어본 후발효차는 두통도 없고

이것저것 기분에 따라 골라먹으며 느끼는 향기에 또 다른 즐거움이 샘솟는다.

그 중 '달빛걷기'는 정말 반했다.

 

얼마전 처음 먹어 본 카페에서 파는 뱅쇼.

와 이것도 맛있었는데 내 입맛엔 너무 달아서

뱅쇼 재료와 저렴한 와인을 사서 직접 끓여보았다.

흠. 와인 선택에 실패했는지 너무 드라이하다.

다음엔 와인 살때 남편 시키지 말고 내가 가야겠다.

 

이런 사소한 즐거움을 알게되어서 감사하다.

소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나에게도 궁디토닥 해주기로한다.

 

 

# 한밤중에 앞니 빼기.

아랫니는 집에서 곧잘 빼주었는데 위 앞니는 너무 커서.. 무서워서 치과에 가서 발치를 했더랬다.

며칠전 뺀것은 두번째 앞니.

안아프게 뺄 수 있을때까지 기다렸더니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집에서 급하게 빼기로 결정.

한참을 아이와 실랑이하다

결국 눈물을 흘리는 딸래미와 그런 누나의 양손을 붙잡으며

"누나 내가 손 꼭 잡아줄게. 나를 믿어." 라고 자꾸 누나에게 달려드는 아들.

이마 때리며 동시에 빼기는 실패..하고.

결국은 정신없는 사이에 훅 빼고 거즈를 물려주었다.

한밤중 때아닌 소동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눈뜬 아이의 앞니부터 확인한다.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리니 이모들의 반응이 뜨겁다.

아이는 알까.

앞니가 없어 휑해진 너의 잇몸마저도 엄마는 너무 사랑스러웠다는 사실을.

 

 

# 삼시세끼 고민은 평생이겠지.

요즘 가족들에게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잊지 않고 하는 말.

'아침(or 점심 or 저녁) 뭐 먹을꺼야?'

식사를 무엇으로 먹을지 고민하는 일은 앞으로도 내 인생 최대의 숙제가 될 예정이다.

 

 

# 입춘

입춘이 지나면서 내 몸도 서서히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기분이다. 

여전히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밖에 나가는 일이 귀찮고 두렵지만,

하려고 마음만 먹었던 일들을 하나 둘씩 해내고 있다.

 

어느 방송에서인가 누군가의 경험담을 보았는데,

몇년째 사법고시를 준비중인 사람과 식사자리에서 만나게되었는데

독하게 공부를 하는 사람답지 않게 표정이 너무 밝고 좋더란다.

그래서 그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합격할 수 있기까지의 구체적인 계획, 매일매일에 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딱 그것만큼 매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이다.

난 합격했다. 

그 사람은 매일매일 합격하는 기분으로 산다고 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힘든 시험공부를 하는 중에도 즐겁고 밝을 수가있는 것이다.

 

올해의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그래도 완전 무계획이 될 수는 없겠더라.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를 위해 차근차근 습관 잡기도 해야하고

첫째의 학습 습관도 아직은 옆에서 같이 잘 잡아주어야 한다.

나를 위한 미래는 잠시 접어두기로하고

아직은 아이들의 엄마로, 가정교사로 남아있기로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루의 계획을 세우고

매일매일 성공하자.

겨울잠 많이 잤으니

봄이 되었으니

기지개켜고 일어나 활동해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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