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의 일곱살 무렵이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생일이 늦어 친구들에 비해 아기같다는 생각도 그 즈음엔 점차 덜해졌던 것 같다.
둘째 아이가 일곱살이 되었다.
그럴것 같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초조하다.
이녀석은 진짜 아직도 아기같다.
오늘 둘째가 처음으로 학원이란곳엘 갔다. 누나를 따라서.
누나가 바쁘게 이것저것 하고 있을때면 녀석은 심심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아이의 베프는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누나이다.
아직은 둘째를 학원에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미술학원에 가려 나서는 첫째를 보는 애처로운 둘째의 눈빛에
부랴부랴 남편에게 동의를 얻고, 아이에게 미술학원 다니고 싶냐고 물으니
단번에 응! 이란다.
누나 손을 잡고 신나게 미술학원에 가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신나보인다.
낯선곳에서 처음 하는 수업이라 잘 하고있을까 궁금하지만 걱정은 되지 않는다.
누나와 함께 있으니 잘 적응할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선생님이 주신 전화내용을 듣자니
조곤조곤 말도 잘하고 너무 잘하고 있어서 집에 금방 가지 않아도 되겠다 하신다.
둘째는 나에게만 아기였나보다.
생각해보니, 요즘들어 감정표현에도 더 적극적이고 생각을 말하는데 있어 더 논리적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나는 아이를 나의 틀에 고정시켜놓고 생각했나보다.
그래도 오동통한 너의 볼살은 나에게는 아직 한참 어린 아기이다. 그 볼살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나보다 더 커질 너의 손도, 발도 조금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 오래도록 내 손에 쏙 들어올수 있게.
커가는줄 모르고 어느새 비교적 의젓한 일곱살이 되었으니
또 어느새 눈 깜빡하면 여덟살, 아홉살이 되어가겠지. 누나처럼.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고 있다는것을
하루하루 자꾸 잊는다.
내 얼굴의 노화는 하루하루가 눈에 띄게 보이는데 왜 아이들의 성장을 깨닫는것은 더딘것인지.
슬슬 지난 봄옷을 입혀봐야겠다.
어디 얼마나 컸나 보자, 하면서 짧아진 소매와 바짓단에 기특해 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예쁜 보라색과 파란색 옷들을 같이 골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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