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저녁을 조금 늦게 먹겠단다.
오후 늦게 먹은 아이스크림 간식덕에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듯하다.
글이란걸 써 보고자 노트북을 켰는데
오늘도 역시나 나는 무엇을 써내려가야할지 모르겠다.
무수한 글감들이 머릿속에서만 둥둥 떠오른다.
단편적인 생각들이 돌아다니는데 그 중에서 무엇을 끄집어내야할지 모르겠다.
최근들어 많이 했던 생각들은
나의 철없었던 과거, 사회성 결핍으로 인해 상황 파악못하고 타인에게 상처 주었던 일.
동생들. 어렸을적 그 귀여웠던 모습들이 이제는 사진속에만 남아 각자 자기만의 둥지를 찾아가는 동생들.
아이들. 사랑스럽지만 때로는 귀찮기도 한 내 영혼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
등등등
책들.
경제서적, 고전문학, 에세이를 병렬독서 중이다.
이것도 읽어야겠고 저것도 얼른 읽고싶고.
읽고싶은것 천지라 미리 사두었던 책들이 집안에 한가득이다.
남편이 가끔 한숨쉬지만 명품백 명품화장품 사들이는것보다 훨씬 나으니 자신이 인내하겠다고 한다.
집순이 성향이 강해서인지
외출을 전혀 하지 않는 날들이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힘든것은 모르겠다.
오히려 밖에 나가야할 일이 생기면 귀찮다. 최대한 나가고 싶지 않다.
이런 엄마를 둔 아이들이 좀 안쓰러울 뿐.
집에서만 생활해서인가 사고도 왠지 나의 처지처럼 갇혀있는 듯 하다.
재미있는 영화가 보고싶어 넷플릭스에 들어갔다가
영화 포스터만 실컷 뒤적거리다 어느새 잠든 시간이 되어버려 결국은 그냥 잠들어버리는,
상당히 껄쩍지근한 상황과 비슷한 기분이다.
오늘 신문 칼럼란에서 어느 기고가의 '돌밥돌밥'이라는 표현을 보았다.
전업주부의 생활을 나타낸 표현이라는데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 이란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나만 돌아서면 밥하는 현실이 싫은건 아니구나 싶어 위로가 되는듯하다가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있다고 한들
내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데.
그래도 어쨌든 잘 버티고 있다.
인간이란 종족이 하고싶은 일들만 하고 사는 사회였다면 벌써 진작에 멸망하고 말았겠지.
인간의 위는 하루 세 끼 먹도록 생겨먹었고
생명유지와 종족보존을 위해서는, 나는 물론 내가 거느린 가족들까지 먹여살여야 한다. 하기 싫어도.
저녁으로 짜장라면을 끓여달라고 하는 녀석들,
땡큐 쏘 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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