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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

어른의 그림책 1.

by 케롤린 2020. 11. 5.

매월 첫째주 목요일.

지역 공동체 모임의 정모일, 그림책 함께 읽는 날.

 

오늘의 그림책 낭독자 겸 진행자는 나였다.

 

내가 선정한 책은 '대추 한알'과 '부엉이와 보름달'

 

 

 

 

책을 선정하고 보니,

작가가 시인이라는 점, 책 표지의 그림에 아빠와 자녀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는 점이 같았다.

 

 

'대추 한 알'은 장석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에 멋진 시골풍경의 그림이 어우러진 책이다.

 

 

대추 한 알에서 우주를 읽어내는 시인의 시선.

저 시를 읽으며 나는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나의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래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우주를 품고 있구나.

기쁜날도, 슬픈날도, 힘든날도 있겠지만 그것은 모두 그저 '그냥' 일어나는 일일 뿐.

묵묵히 견디고 이겨내다 보면 언젠가는 멋지고 건강한 열매로 익는날이 올 것이다.

비바람에 떨어지고 스러진다하더라도 그 또한 멋진 자양분이 되어 스스로의 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다음해가 되면 멋진 열매를 맺을 수 있겠지.

 

 

'부엉이와 보름달'은 아빠와 딸이 어느 겨울밤에 부엉이 구경을 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고 서정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내가 달빛이 환한 어느 겨울 숲에 와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그렇지만 아빠와 함께한 그 시간은 춥지도, 두렵지도 않게 느껴진다.

부엉이와 조우하는 멋진 순간은 그림을 보며 더욱 감탄하게 된다.

칼데콧 수상작이 괜히 수상작이 아니다.

 

 

두권의 책 모두 다 모임에 참석한 언니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부엉이와 보름달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가지고 있던 언니들이 몇몇 있었는데

집에서 읽어봤었는데도 미처 그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하다가 오늘의 모임을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또 한 언니는 집에 가는길에 이 책을 주문했다고 한다.

너무 뿌듯한 반응들이다.

 

 

나와 결이 맞는 이들과 대화하는 일은 즐겁다.

비록 나의 저질체력으로 인해 후폭풍처럼 밀려오는 피곤함을 어쩔수 없다해도,

시간을 보내고 온 후에 허탈함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하나 얻었다는 느낌이 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꽤 괜찮은 삶을 살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하루가 쌓여 나의 삶을 이루는 것이니, 틀린것은 아닐것이다.

 

부디 이 공동체 모임이 지금처럼 평화롭게, 따뜻하게 잘 유지되었으면 한다.

 

그림책은, 사실 자주 보진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챙겨보고싶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보석같은 그림책들도 잘 찾아내고 싶다.

 

그래서 오늘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에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그런 따뜻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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