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대로라면, 오늘 오전 그림책 모임에 참여하고 있을 터였다. 어제 그림책 모임을 했을 터였다.
(집콕나날이 늘어가니, 날짜 가는줄도 모르네 ㅠ)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오프라인 모임은 결국 취소되었다.
이번에 같이 나눌 두 권의 책을 진행자께서 미리 올려주신 덕에
도서관에서 빌려와 먼저 읽어보았다.
그 중의 한 권인 [돌 씹어 먹는 아이] ㅡ 송미경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문학동네
주인공은 돌(먹는것)을 너무나 사랑한다.


돌은 그에게 즐거움과 행복, 위로를 준다.
걱정도 있다.
밥보다 돌이 좋은 주인공은 '이러다 내가 돌이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던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쳐온다.
더이상 먹을 돌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그는 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자신이 돌을 먹는다는 비밀을 가족들이 알게되면 실망할까, 가족들에겐 여전히 비밀인채로.
긴 여행 끝에 돌산에서 만난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는 주인공의 비밀을 단번에 알아챈다.
"돌 씹어 먹는 아이군."
"어떻게 알았어요?"
"이를 보고 알았지. 눈동자처럼 반짝이는구나."
돌산에서 주인공은 친구들을 만난다. 그곳엔 온통 돌 씹어먹는 아이들 뿐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이도 좋아한다는 것.
그 공감과 공유의 즐거움에 주인공은 너무 행복하다.
실컷 돌을 씹어먹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계속 돌을 먹어도 될까, 고민하는 주인공에게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는 말한다.
"그럼, 넌 돌 씹어먹는 아이인걸. 무엇을 먹으면 어때, 신나게 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렴."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주인공에게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
그리고 여전히 그는 돌 씹어 먹는 아이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이는 없다.
그런데 나의 별난 비밀을 누군가도 똑같이 가지고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별난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그의 세상은 더욱 넓어지고 외로움은 사라진다.
누군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인듯하면서도 따지고 보면 참 쉬운일이다.
내가 낳은 아이들이지만
분명 그들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다.
나의 코, 입, 손가락을 닮았지만 그래도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좋아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싫어한다.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
그럼으로 인해 나는 아이들과 함께 더 행복할 수 있겠다는 것을 나는 이 그림책으로 다시 배운다.

"넌 돌 씹어먹는 아이인걸.
무엇을 먹으면 어때, 신나게 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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